엄마가 나의 머리를 묶어주는 중인지, 털어주는 중인지, 하여간 엄마가 나의 머리를 만지고 있다.
"어머, OO아. 너 머리에서 벌레가 나온다."
호들갑도 떨지 않고 그런 말을 하니, 벌레가 아닌 비듬 쯤 되나 싶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바닥 - 오래된 나무 바닥의 색이 참 예쁘다. 때로 인해 윤이 나는 곳도 있고 바싹 말라 먼지가 폴폴 올라오는 곳도 있다. - 으로 시선이 향한다. 쌀알 모양과 크기, 찰흙의 색을 가진 무언가 우글우글 모여있다. 찰흙 찌끄러기인가 하는 찰나, 꿈틀-!
"으아-악!"
"엄마! 벌레야! 정말로 벌레라고! 진짜 벌레라고!"
"엄마! 나 머리에 벌레 얼마나 남았어? 다 털어줘! 어떡해, 엄마 빨리 다 털어줘! 엉엉"
고개를 살짝 돌려 눈을 어깨로 내리까니 거기에도 그 벌레들이 있다. 질겁을 하며 손 끝으로 털어낸다. 분무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처럼 사방으로 흩어진다. 행여나 바지나 신발에 다시 붙을까 다리를 탈탈대며 오두방정을 떤다.
엄마는 그 벌레들이 징그럽지도 않은지, 내 머리를 손가락으로 차분차분 골라준다. 엄마는 그 벌레들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잡아 바닥에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