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2017. 7. 20. 15:43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6 당신이 해야 할 효도는 마쳤다고 생각하라


(...)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된 원인은 어릴 때부터 반복해 형성된 지나치게 합리적인 사고, 즉 부정적 자기 인지에 있습니다.

어린 아이는 나이에 맞는 합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 아빠가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 혹은 툭하면 야단을 맞고 이유 없이 냉대를 받으며 자라온 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들만 겪다 보면 아이의 세계는 합리성을 잃고 결국 전부 자신이 잘못했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렇게 해야만 모든 형상을 이해할 수 있고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화를 내는 이유는 자신이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고 엄마가 자신을 구속하는 것도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앞뒤가 들어맞습니다. (...)


본래 딸은, 아니 자식은 모두 부모에게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무사히 태어나 부모에게 어릴 적 육아의 즐거움을 준 것만으로도 효도는 다한 것입니다. 당신은 해야할 효도를 이미 다 마쳤습니다. (...)


분명 출산은 괴로운 진통이 따르는 일이지만 '이러한 고통을 아이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식에게 자신이 낳아주었다고 공치사하거나 진통이 심했다고 강조함으로써 죄책감을 심어주어 속박하려는 엄마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도, 가족도, 성별고 그리고 얼굴까지 그 무엇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났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불평 한마디 말하지 못하고서 엄마가 원하는 '착한 아이'로 자라나 건강하게 살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