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꿈2015. 12. 7. 10:43

O월 3일, 구 남친과의 결혼식 하루 전이다. 이상하게도 구 남친과 나는 부OO초등학교 교실에서 함께 학교생활 중이다. 그러나 나의 몸과 옷차림은 고등학생, 친구들과 교사도 모두 고등학교 때의 인물이다.


학급친구들과 교사가 축하를 전한다. 형식적일 뿐인 그 말에 나는 거짓웃음으로도 화답하지 못한다. 이 결혼이 과연 맞는 일일까, 이 결혼은 행복할까, 저 사람이 내 평생의 동반자일까 의심한다. 의구심과 초조함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잘 안된다. 갑자기 구 남친이 버러지만큼 징그러워 꼴도 보기 싫다. 이제와서 결혼을 못하겠다고 어찌 말하나 걱정되기 시작한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고 있다. 그곳에 허OO양, 옛 내 친구가 있고 날 위로해주려던 것 같다.


나의 어두운 표정에 대한 소문이 퍼졌는지, 화장실에서 돌아왔을 때 구 남친이 그렇게 싫으면 결혼하지 말자고 미치광이처럼 소리를 지른다. 망신스러움이 아닌 안도, 홀가분함, 자유로움을 느낀다. 궁금하지도 않은 이유를 묻고, 마음에도 없는 미안함을 전한다.


교무실에 가 선생들에게 결혼이 깨졌다고 알리려는데 아무도 없다. 자리마다 놓인 선생들 본인의 사진이 어쩐지 영정사진 같다. 아무도 없어 나가는데, 교무실 문 앞에 강OO 국사선생님이 나타난다. 그 얇은 목소리를 한 껏 올려 화를 낸다. 상대방을 그런 식으로 대해선 안되니 격식을 갖춰 다시 헤어지란다. 맞는 말인 것 같아 곧장 교실로 달려간다. 그런데 친구들이 말하길 구 남친이 벌써 온갖 짐을 다 싸서 나갔다는 것이다. 함께여서 즐거웠고, 자신은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이 소식을 전하고 며칠 요양을 하다가 오겠다는 영상편지를 남겨뒀다.


황급히 구 남친의 집으로 가본다. 구 남친의 집은 OO대학교 OO후문의 대O원룸이다. 아직 떠나지 않아 다행이다. 구 남친은 낡은 의자에 앉아있고 나는 구 남친의 허벅지에 앉아있다. 그런데 구 남친의 성기가 나의 성기로 들어왔는지 안들어왔는지 모르겠는 것이다. 살짝 아프긴 한데 아래 위로 몸을 움직여도 얇은 막대기가 몸 속에 있다는 느낌 뿐이다.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자, 구 남친이 너가 너무 넓은 거라며 발끈한다. 결혼 안 하길 너무 잘했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나는 산부인과 의사가 인정한 OOOO인데 그렇게 흥분하는 꼴이 우습게 느껴진다.


구 남친을 그리워하지도, 사랑하지도,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은데 이 따위 꿈을 꿔 꼴사납다. 구 남친과 삽입을 하지 못한 것, 구 남친과 문자로 헤어진 것, 그것이 알고싶다 노들길 살인사건에서 피해 여성의 성기 내부에 이물질이 삽입되어 있던 것, 결혼에 대한 평소의 경멸 및 회의감, 자기 전 기록했던 얭의 대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려한다. 그럼에도 역겨움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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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