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6. 10. 22. 14:16

나는 엄마가 자식을 위해 인터넷에서 정보도 검색해볼 줄 아는 사람인지 미처 몰랐다. 그것도 수시로, 말 그대로 잠깐의 틈이 날 때마다, 다음 까페1, 다음 까페2, 다음 까페3에 접속해서 말이다.

늘 "엄마는 컴퓨터를 할 줄 몰라서", "엄마는 인터넷을 쓸 줄 몰라서", "엄마는 스마트폰을 활용할 줄 몰라서"를 말하던 사람이, 동생을 위해서는 그렇게 변한다. 아, 다음 까페 어플을 깔고, 까페 가입을 하고, 까페 등업을 하고, 까페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은 당연히 나의 의무사항이다.


아빠에 대해서는 진작 알고 있었다. 내가 고3때는 윽박만 지르던 사람이, 동생이 고3이 되자 대학교 공식홈페이지와 입학처홈페이지라는 곳을 들어가보더라. 거기서 온갖 걸 읽은 뒤 생긴 질문의 처리는 당연히 나의 의무사항이었다.


엄마에게 묻고 싶다. 내가 대학원에서 그렇게 힘들어할 때, 그 땐  동생에게 물어가며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찾아서 날 도와줄 수는 없었는지.

아빠에게 묻고 싶다. 내가 고3때 그렇게 힘들어할 때, 그 땐 주변 부모들에게 물어가며 대입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서 날 도와줄 수는 없었는지.

왜 나는 모든 걸 당연히 혼자서 해야하는지, 왜 동생만 그렇게 더 아픈 자식인건지.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너네 엄마 카톡 프로필 사진 보면 너는 없는 사람 같다고, 동생만 외동으로 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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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