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2017. 7. 17. 23:50

서문 류시화


생의 어느 시점에서 누구나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 비극은 인생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닫는다는 것이다. (...)

사람들은 즐겁지 않은데도 웃고, 본질에 가닿지 않으면서도 화를 내고, 황홀하지 않은데도 새벽을 맞이한다. 가슴이 맞닿지 않는데도 관계를 맺고, 절망적이지만 밥을 먹는다. 죽음은 삶의 가장 큰 상실이 아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 버리는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은 우리에게 거듭 말하고 있다.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지 말라'고. 죽음의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삶'인 것이다.




7 영원과 하루


(...) 다음날 내가 다시 찾아갔을 때 로레인은 방에서 혼자 라디오를 켜놓고 마치 17세 소녀처럼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보면서 나는 이 장면에 딱 들어맞는 표현을 생각해 냈습니다. '내일은 없다.'

로레인은 엉덩이를 흔들면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습니다.

"뭐 하고 계시는 거예요, 지금?"

"와투시 족의 춤을 추고 있어요."

"왜 그 춤을 추고 계시는 거죠?"

"지금 출 수 있으니까요!"

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