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ATM에서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그러다 ATM 위에 놓여있는 통장, 최신형 휴대전화, 현금이 보인다. 점유이탈물횡령죄 따위가 생각 나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억울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무심한 사람이 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 최신형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 받을까말까 망설이는데, 주위 사람들이 날 쳐다본다. 할 수 없이 그 최신형 휴대전화를 손으로 만진다.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저 핸드폰 주인인데요, 거기 통장이랑 현금 다 그대로 있나요?"
"네. 여기 다 있어요. 은행에 맡겨 드릴게요."
"아니요, 저 있는 곳으로 가져다 주세요."
"네? 거기까지 가져다 달라고요?"
어이가 없다.
"거기가 어딘데 가져다 달라는 거에요? 제가 왜 그래야하죠?"
"아, 거 참, 가져다 달라는데 말이 많네."
황당하다. 나는
"은행에 맡겨두겠습니다. 전화 끊겠습니다."
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분통이 터져 씩씩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