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7. 11. 24. 22:58

1. 요즘 잠꼬대를 한다. 자주 하고, 크게 하고, 분명한 발음과 완성된 문장으로 한다. 그 소리가 나의 잠을 깨운다. 그 때는 나의 잠꼬대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내 다시 잠이 들고 몇 시간 뒤 아침이 되었을 땐, 그것이 무엇이었나 도통 생각 나질 않는다. 투정, 지적, 비난, 원망의 감정이 섞인 말이었다는 것만 희미하게 기억난다.


2.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책을 구매한 지 수 년이 되었다. 열 번은 더 읽은 듯하다. 읽을 때마다 새롭다. 내가 독해를 정확히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3. 날이 추워 꼼짝도 하기 싫었다. 어제부터 용기 내 산책을 다시 시작했다. 첫 20분 정도는 온 몸이 오그라들지만, 이내 몸에서 열이 나 괜찮다. 아무리 추워도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은 반드시 산책하겠다고 다짐했다. 햇빛이 따사롭다.


4. 붙으면 다닐 거냐고, 공부나 하지 그러냐고 타박하더니 이제 와서 합격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부친에게 짜증이 난다. 발표날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 '어차피 떨어질텐데'라고 수없이 말했음에도, 기대하고 있는 부모가 짐스럽다.


5.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면 나의 우울증과 강박증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나의 경제력은 전무하고, 나를 제외한 온 가족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유모차 탄 고양이나 천방지축 뛰는 강아지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까까 하나 들고 세상을 다 가진냥 뚤레뚤레 걷는 아기들을 봐도 웃음이 절로 난다. 그 때만큼은 행복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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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