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7. 5. 25. 18:01

마음에도 강풍을 불어넣어 모든 걸 쓸어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의 조각과 소리의 날카로움은 끊임없이 재생되고, 가슴에는 저울추가 꿰어있다. 차라리 폐허가 될지언정 남음이 없고 싶다.

고작 책상 유리판 속에서 나는 한 쌍의 새. 너는 이 바람이 시원하냐, 너는 이 바람에 휘청도 않느냐. 답을 듣기는커녕 다 묻기도 전에 구석의 모서리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불쌍한가 싶다가도, 아니지, 너는 남음이 없는 곳으로 가는 중이지! 원망을 너에게 남기기 전에 너라도 어여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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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Русалк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