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하하하

Русалка 2017. 2. 13. 03:11

* 아무 때나 울고 싶다의 두 가지 의미

- 거의 매 순간 울고 싶다.

- 울고 싶을 땐 다른 사람, 특히 가족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울고 싶다.


* 참 희한하다. 예전에 의식적으로 죽음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됐던 것은 약이었다. 그러나 최근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목을 맨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이다.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막을 방법이 없다.


* 아직 그럴 마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것은 꼭 누군가 나를 그곳으로 밀어넣으려는 것만 같다.

절벽 앞에 서 있다. 누군가 뒤에서 살짝만 밀치면, 아니 "저기요"라며 등을 톡톡 치기만해도 소스라치게 놀라 중심을 잃을 나이다.


* 이런 것을 애써 외면하려 농담 따먹기, 시시덕거리기, 우스꽝스럽게 움직이기, 잠자기 등을 한다. 가장 속 편한 방법은 잠자기이다. 그러나 잠자기마저 부모의 눈치가 보이는 탓에 주변의 모든 소리를 의식하며 선잠을 잔다. 어쩌다 부모가 외출해도 그들이 귀가할 무렵엔 일어나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깊이 잠들 수 없다. 그러다 피곤에 절어 골아떨어지면 악몽이다. 이가 몽땅 빠져버려 피 맛이 난다든가, 더 이상은 친구 아닌 그 자가 나타나 나를 원망한다든가, 건물이 무너진다든가, 폐와 기도가 터지도록 도망다닌다든가 하는 악몽 말이다.

나는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쉬고 싶을 뿐인데, 그것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기는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