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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균, 자존감 수업 (3)

Русалка 2017. 7. 10. 16:41

Part 5 자존감 회복을 위해 버려야 할 마음 습관


2. 무기력


- 무기력을 강화하는 고정관념

사람들은 갑자기 의욕이 떨어지면 그 자리에 멈추어버린 이유를 찾으려 노력한다. 내가 왜 이럴까? 어릴 때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 아니라서?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롤 모델이 없어서 그런가? 여러 생각이 든다.

의욕이 떨어진 사람의 뇌는 바쁘다. 특히 우뇌가 활발히 활동한다. 우뇌는 심오한 문제, 본질적인 문제를 사고한다. 결과보다는 원인을 생각하고,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그 이면을 생각한다. (...)

그런데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 패턴이 몇 가지 고정관념으로 굳기도 한다. 생각을 깊게 하는 건 괜찮은데, 오히려 무기력을 강화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면 문제다. 무기력을 강화하는 고정관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욕을 떨어뜨린 원인을 제거해야만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둘째, 재미를 느껴야만 의욕이 생긴다는 생각이다. (...)

셋째, 의욕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따는 생각이다. 의욕이 있건 없건 움직이고 실행할 수 있다. 의욕은 행동의 필요조건이 아니다. 또 움직이다 보면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

행동하는 데 반드시 의욕이 선행될 필요는 없다.


- 일단 무작정 움직일 것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이런 말을 했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주로 자존감 낮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레퍼토리다. '이러이러하면 이렇게 할 텐데'라고 생각만 한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경향을 더 굳히는 경향이 있고, 종종 '잘됐을 리가 없잖아. 내가 안 한 게 다행이야'라면서 회피 성향을 강화한다."

행동하지 않는 것과 부정적 태도, 회피 경향이 서로를 강화하면서 악순환을 이룬다는 얘기다. 원인과 결과가 직선상의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나쁜 고리인 셈이다.

이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정적인 태도와 회피 경향이 사라져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어떤 경험으로 이런 태도와 경향이 생겼으므로 그걸 바로잡아야 현재가 바뀐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괜찮다. (...) 문제는 생각만 많이 한다는 거다. 그러면 뇌는 지치고, 아픈 뇌는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낸다.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려면 일단 움직여야 한다. 원치 않아도, 재미없어도, 의미 없어도 된다. 밖에 나가 조금이라도 걸어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몸부림이라도 쳐야 한다. (...)




4. 미루기와 회피하기


- 아프다고 말 못하는 청춘들

(...) 안타까운 건, 원인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에너지가 소진된다는 점이다. 자신이 어떤 감정을 겪고 있는지, 잠을 못 이룬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등에는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다. 뭐가 힘든지 찾아내 해결을 하지 못하고 '원인'의 늪에 빠져버리는 셈이다.


- 회피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패턴

1) 남들은 어떤지 살핀다

2) 원인을 좇는다

(...) 이들은 자기가 어떤 선택을 잘못해서 마음이 힘들어졌는지, 어릴 때 받은 상처 때문인지, 부모님과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이런 경우, 대개 심리학 책 서너 권은 읽어보고 병원을 찾는다.

문제는, 그런 고통의 원인에 관한 공통된 답변은 '과거'라는 점이다. 과거의 특징은 바뀔 수 없다는 데 있다. 어릴 적 부모님과의 관계, 상처, 과거의 성격과 습관, 물려받은 유전자 등에 대해 설령 문제를 알게 되더라도 그걸 바꿀 수는 없다.

심리적 문제에서, 원인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완벽하게 파악하려고 애쓰지 말고,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처할 에너지를 남겨놔야 한다. 어차피 확실하고 근본적인 원인이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미처 몰랐거나 오해했던 진짜 원인을 알면, 지금의 고통이 자기 탓이 아니란 걸 깨닫고 상처를 치유할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앞으로는 그런 원인이 되풀이되지 않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원인 분석에만 머물러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3) 불평과 비난의 늪에 빠진다




5. 예민함


- 시작은 연결 짓는 습관

(...)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집의 자녀들도 여러 심리 문제들을 겪는다. 거기에는 부모의 다툼을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 자신이 사랑스러웠다면 부모가 싸울 일도 없었을 거라는 비현실적인 자책감이 작용한다.

문제의 시작은 연결에서 온다. 자책은 타인의 문제를 나에게서 원인을 찾을 때 생긴다. 나의 문제를 남에게 연결할 때 분노가 된다. 자기 문제로 지나치게 연결하는 습관은 예민함의 씨앗이 되며 자존감에도 치명적이다.


- 남의 감정은 남에게 맡기자

예민함을 떨치려면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타인의 범위는 무척 넓다. 자신을 제외한 사람은 모두 타인이다. 가족도 남이고, 친구도, 회사 동료도 당연히 남이다.

부모 자식 사이에 마찰이 잦은 이유는 대개 이 점을 자꾸 잊기 때문이다. (...)

중요한 건, 남의 감정은 그 사람에게 맡겨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저마다 자기만의 웃음 코드가 있고 감정의 급소가 있다. 똑같은 영화를 봐도 웃는 부분과 우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각자 느끼는 감정은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 그런 일로 기분 나빠하면 어떡해?"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남들의 감정은 그들 고유의 것이며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 감정이 내 잘못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내 책임도 아니다.

남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 하지만 그 사람의 감정을 바꾸려 들거나 내 것으로 끌어오지는 말자. 남이 화가 났든, 의심을 보이든, 그 사람의 일일 뿐이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같이 화를 낼 필요도 없고, 거기에 휘둘리거나 억눌릴 필요도 없다. 남의 감정은 남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