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꿈
170619
Русалка
2017. 6. 19. 12:08
엄마, 아빠와 함께 에머이에 왔다. 어둑한 식당은 붉은 식탁보와 노란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어 다양한 음식을 주문한다.
메인 음식이 나온다. 빨간 국물이다. 한 입 떠먹는데 입맛에 맞는다. 맛있다. 엄마, 아빠도 한 입씩 떠 먹는다. 미간을 찌푸린다.
"별로다."
그 순간부터 엄마, 아빠의 눈치가 보인다. 안절부절 못하며 엄마, 아빠에게 묻는다.
"냄새 나서 싫지? 다른 것도 그럴 거 같은데, 조리 안 들어간 건 취소할까?"
"응, 그게 낫겠다. 빨리 취소하자."
종업원을 부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나오지 않은 모든 음식을 취소할 수 있다. 취소한다. 분짜와 짜조가 궁금해 아쉽다.
빨간 국물과 함께 나온 안남미 밥도 못마땅해하는 엄마, 아빠 앞에서 나는 밥을 꾸역꾸역 먹는다. 나 때문에 맛 없는 음식에 돈을 쓰게 해 죄책감이 든다.